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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국민] 빚쟁이 로맨스 - 1화

지민, 정국을 만나 빚쟁이가 되어버리다.


"야, 박소민. 너 미쳤냐?"

 

"왜, 뭐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뭐 매니저? 사진을 팔아?!!!"


"아, 왜? 그러는 오빠는? 오빠 공부 왜 하는데? 다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냐? 내가 기가 막힌 사업 아이템을 냈다니까?"


"미치겠네. 야, 그래 뭐 사진 찍고 화보집 내는 거야 그렇다 치자. 애들한테 일수는 왜 찍는데? 사채도 사업이냐?"


"그게 다 본업을 위한 부업이지. 일수로 돈을 벌어야 더 좋은 카메라를 사고 그래야 더 좋은 화질의 사진으로 화보를 찍고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거 아냐."


"하아......  미치겠네. 너 그 애의 부모님은 걔 얼굴 돈 받고 파는 건 아냐?"


"열렬 꼰대 박지민도 이해 못 하는데 부모님들이 우리의 사업관을 이해해주실 리가 없지. 입만 다물면 오빠한테도 10프로 떼줄게."


"너는 진짜 말이 안 통하네. 야, 걔 번호가 뭐냐?"


애초에 돈에 미친 또박이(또라이 박소민이)랑 말이 통할 거란 생각은 1도 하지 않았다.

아니 우리 집이 부족한 형편이 아닌데도 부모님이 성형을 반대한다며 고등학교 졸업을 디데이로 자신의 돈으로 성형하겠다고 나선 뒤부턴 저렇게 돈에 환장한 년처럼 활개치고 다녔다.



"아, 씨 과제 깜빡했다. 어제 너무 달려서..... 나 과제 좀  갖다 주면 안 돼?"


"아, 예. 고객님. 미터 당 백원이시고요,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730m니까 7만 3천 원이십니다."

 

"야, 그거 오늘까지라고. 그냥 걸어와도 되는 거린데 좀 해주라."


"특별히 시험 프리미엄 안 붙였는데 10프로 추가해 드려요? 제가 중간고사 먼저 끝나서 지금 일찍 끝나 기분 좋으니까 평소처럼 해드리려는 거예요. 자꾸 이런 식으로 사업 자금 삥땅치시면 프리미엄 붙여드립니다."




뭐만 부탁하면 무조건 돈, 돈.  


그래놓고 내 방학 때(대학은 고딩보다 방학 기니까) 자기 수행평가를 안 갖고 왔네, 준비물을 안 사 왔네 별별 이유로 날 공짜로 다 부려먹으면서.....


저번에는 나도 돈 내라고 했다가 박소민이 엄마한테 꼰지르는 바람에 동생이 그랬다고 오빠란 자가 똑같이 유치하게 그러냐며 등짝에서 불나는 줄 알았다.


미친 듯이 돈만 밝히던 박소민이 결국 애들한테 일수 찍다 걸려 담임 선생님께 전화 오는 바람에 저노무 기집애 삭발시켜 버린다는 아버지와 저혈압에 아침마다 휘청이던 분의 혈압이 140이 넘는 기염을 토하시는 어머니를 말리느라 내가 대신 담임 선생님께 나의 공강 시간에 찾아가 빌고는 다신 안 그러게끔 주의시키겠다고 못 박았다.



그렇단 건 바로 나에게 책임소재가 넘어왔다 이 말이지.


그러기에 난 그 아이를 만나야 했다.


박소민의 일명 사업 파트너,


전정국이란 아이를 말이다.




빚쟁이 로맨스 - 1화


w.레몬아이




"학생이 정국이야?"


"누구?"

 

하교 시간이 겹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오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박소민 사진첩에서 많이 본 남자애가 나와 인사를 했다.


"나 박소민 친오빤데 혹시 잠시 얘기해도 될까?"

"박소민이랑요? 하나도 안 닮았네."

"하하.... 그런 말 많이 들어."

"근데 절 왜요?"

"박소민 때문에 할 말이 있어서....."

"형이 사는 거?"

"그..... 그래. 알았어."


이 새끼도 아주 돈소민이랑 똑같이 돈 밝히는 새끼였다.





잠시 얘기만 하려는데 걸신이 들렀는지 빨리바게트에 있는 빵을 종류별로 18개나 고르곤 복숭아 아이스티까지 야무지게 골랐다.


"하하..... 잠깐 얘기하고자 했는데 빵을 시..... 십팔 개나 골랐구나."

"제가 좀 성장기라. 먹고...... 싶어요?"

 

내게 소시지 빵을 마지못해 건네는 손길이 바들바들 떨고 있다.


"됐어. 그냥 얘기하려고 온 거야."

"먼데요? 저 하건 가야 해서....."

 

양 볼에 우물우물 빵들을 쑤셔 넣으며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그를 보니 어처구니가 없어 말을 말까 하다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고 겨우 말을 이었다.


"또박...... 아니 박소민이 너랑 함께 사업..... 을 제안했다며?"



"네. 걔가 내 사진 찍고 난 얼굴 팔고. 작은 건 오천 원, 큰 사진은 만 원, 사진집 오만 원이요."


돈 얘기 나오니까 발음이 또박또박 해지는 게 이래서 박소민이랑 친하구나 싶다.


"혹시 학생 부모님도 알고 계셔? 이런 거 하는 거?"


"이런 게 뭐 어때서요?"


"아무리 그래도 학생끼리 돈 장사를 하는 게...."


"뭐가 나쁜데요?"


"그래도 학생들은 학업에 집중해야......."


"와..... 생긴 건 나보다 어려 보이면서 엄청난 꼰대시네."


"뭐?"


"미안한데요, 제가 지금 전교 10등 안에 들거든요. 촬영할 땐 하고 공부할 땐 하고요, 남들 노는 시간에 촬영하는 건데 뭐가 문제죠?"


"그래도 미성년자 신분으로 친구를 상대로 돈장사를 하면 쓰나.... 학생도 잘못되었다는 걸 아니까 부모님께 말을 못 하는 거잖아."


"학생이 아니라 정국이예요, 제 이름. 미성년자 문제는 저 올해 수능 끝나면 내년엔 성인이구요, 그리고 부모님이 허락하면 다 좋은 거고 허락 안 하면 다 나쁜 건가요? 그럼 형은 부모님 말씀 다 듣고 살아요?"


"내 말은......."


"형이 왜 참견하는지 모르겠는데요, 전 돈이 좋거든요. 애들도 내 얼굴 보고 좋으면 된 거 아닌가?  싫으면 안 샀겠지. 빵 잘 먹고 가요. 내가 여기 와서 꼰대짓 당할 줄 몰랐네."


"야, 뭐라고?"


어이가 없었지만 그는 남은 빵을 가방에 쑤셔 넣더니 그대로 나가버린다.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지?

이제 와서 보니 아주 또박이 남자 버전이네.

아주 둘이 똑같네, 똑같아.


그때만 해도 난 저 또박이 남자 버전인 저 잘또(잘생긴 또라이)와 다시 부딪힐 줄은 몰랐다.

나를 홱 하고 돌아선 그 뒷모습에다가 온갖 저주의 말과 함께 소금을 한 움큼 퍼붓고 싶었고 그때 온갖 욕과 함께 그쪽으로는 쳐다도 보지 않으리라 하고 말았으니까......


그러나 불행이란 저주는 누구나처럼 소리 없이, 평범한 하루와 똑같이 갑자기 닥쳐왔다.






"아빠가 뉴욕지사로 발령 났어. 지민이 넌 졸업도 아직 멀었고 소민이는 이제 막 학교 합격했으니까 엄마, 아빠만 가야겠네."


엄마, 아빠와의 이별에 아쉬워할 때 박소민이 소리 없는 미소를 지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저 멍청한 박소민이..... 아니지. 사람 등쳐먹는 재주는 있으니 영악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 박소민이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대학에 들어간다며 부산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아니다.

박소민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다음날.

얼굴 여기저기를 다 뜯어고쳤을 때부터, 그때라도 알아봤었어야 했다.


그것도 아니라면 병원 회복실에서 무슨 돈으로 성형했냐고 물어도 그저 웃었을 때부터.....

그때라도 알아봤어야 했다.



"박소민 어딨어요?"


내가 눈치 없이 미련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채무자가 되었다.




"차용증 보여줘요?"


  

저 재수 없는 잘또, 전정국에게......



짐른 글을 쓰는 작가임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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